흙을 만드는 농부가 되자 – 유기물 멀칭으로 지키는 생명의 터전

흙을 만드는 농부가 되자 – 유기물 멀칭으로 지키는 생명의 터전

흙과 인간, 떼어낼 수 없는 관계

흙. 생토불이(生土不二)라고 부르면 딱 맞는다.
인간과 흙은 뗄 수 없는 존재다.
삶의 시작도 흙에서, 마지막도 흙으로 돌아간다.
탄생과 주검을 함께 품는 터전.
이런 흙은 결코 거저 생기지 않는다.

흙은 거저 생기지 않는다

흙은 바위가 깨어지며 시작된다.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야 겨우 겉흙 한 줌이 만들어진다.
95%는 바위가 부서져 쌓이고,
나머지 5%는 죽은 동식물, 즉 유기물이다.
이 둘이 만나야 비로소 생명을 품는 흙이 된다.

흙은 유한하다

흙은 무한하지 않다.
비, 바람, 그리고 인간의 농사로 계속 닳고 깎인다.
겉흙은 얇아지고 결국 사막화로 이어진다.
농경지는 지켜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인류의 생명을 떠받치는 마지막 터전이기 때문이다.

현대 농법, 흙을 갉아먹다

지금 농사는 자연의 회복 속도보다 열 배 빠르게 흙을 소모한다.
과도한 밭갈이, 유기물 환원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밭갈이는 침식을 촉진해 흙을 떠내려 보내 버린다.
이대로라면, 다음 세대에 물려줄 흙이 남지 않는다.

대안 – 흙을 덮어주자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흙을 덮어주면 된다.
유기물 멀칭으로 겉흙을 보호하면 비바람에도 견딜 수 있다.
멀칭은 물과 공기의 순환을 돕고, 뿌리도 건강하게 만든다.
검고 부슬부슬한 흙으로 가꾸는 지름길이다.

버려지는 풀, 낙엽, 음식물 찌꺼기.
이런 유기물들이 흙의 새살이 된다.
하찮게 보이지만 흙의 생명을 살리는 보물이기도 하다.

흙 만드는 농부가 되자

텃밭 농부부터 시작하자.
흙을 빼앗기지 않고, 되살리는 농사를 실천하자.
생명의 시작이 흙임을 기억하며, 흙을 만드는 사람이 되자.
그것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진짜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