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
🌱 봄의 신명을 일으키는 작물
냉이와 함께 봄의 신명을 일으키는 주역이다.
둘 다 거친 땅에서 살아가는 숙명도 닮았지만, 심성은 조금 어긋난다.
냉이는 삶의 고난을 뿌리에 가뒀다가 풋풋한 땅심으로 내미는 반면, 달래는 생의 시련을 구근에 모아 매콤하고 뾰족하게 밀어올린다.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강한 생명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달래가 땅속에서 꿋꿋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마치 거친 환경에서도 꺾이지 않는 의지를 보는 듯하다.
🌾 척박한 땅에서도 살아남는 힘
달래는 기름진 땅과는 궁합이 먼 자생초로, 척박하고 메마른 장소에서 둥지를 튼다. 그래서 구근이 크지 않고 오히려 작고 단단하게 응축된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도 스스로의 방식으로 뿌리를 내리고 자라난다. 이는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비옥한 땅이 아니어도, 끈기 있게 자리 잡고 키울 수 있는 작물이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그 대신 고난을 사리처럼 응축해 매콤하고 알싸한 뚝심으로 포효한다. 조그만 씹어도 심신이 얼얼하게 깨어나고, 자양강장 효능마저 뛰어나 불교에서 금할 정도다. 오랫동안 한방에서도 몸을 따뜻하게 하고 원기를 돋우는 식재료로 활용되어 왔다.
🌼 씨앗보다 옮겨 심기가 유리
이런 강인한 달래도 씨앗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들에서 자생하는 달래를 옮겨 심거나, 시장에서 식재료로 파는 걸 심는 경우도 많다. 직접 채종하는 방법도 있지만, 발아율이 높지 않아 번거로운 편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에 포함되어 있어 어느 곳이든 적응력은 좋으나, 여름에는 조금 그늘지는 곳을 택하는 게 요령이다. 물 빠짐은 기본이다. 배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뿌리가 썩기 쉬우므로, 돌이나 마사토를 섞어 심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 심는 방법과 주의할 점
옮겨 심을 땐 한 뼘 간격으로 골을 탄 후 10㎝ 간격으로 심되, 구근이 작은 건 조금 좁힌다. 손으로 흙을 가볍게 덮고 물을 충분히 주면 된다.
달래는 풀에 치이는 게 문제다. 봄에는 냉이, 별꽃, 쇠비름 등에 파묻히기 일쑤고, 6월이면 줄기가 마르고 휴면에 들어간다. 이때쯤이면 달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풀 천지가 된다. 생육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표시해 두면, 다음 해 다시 자라날 때 관리하기 수월하다.
궁금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풀을 정리할라치면, 달래의 알뿌리까지 뽑혀 나와 이래저래 속을 아리게 한다. 그만큼 뿌리가 얕고 섬세하니,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 텃밭의 재미, 달래와 함께
‘사서 먹지’ 하는 마음이 굴뚝처럼 서지만, 이 또한 텃밭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직접 키운 달래를 봄철 식탁에 올리면,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물로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먹으면 특유의 향이 살아나고 입맛을 돋운다.
알싸한 봄 한입, 겨울의 묵은 피로까지 날려버린다.
달래를 씹으면 좁혀진 미간이 판판해지고, 주름진 마음도 헹궈진다. 봄의 신명을 입 안 가득 머금고, 텃밭의 생명력을 삼킨다. 자연이 선물한 강인한 맛을 씹을 때마다, 봄의 기운이 온몸에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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