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이 아름답게 핀 순간, 땅속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감자꽃, 예쁘기만 한 존재일까?
6월 중순, 감자밭은 연보라색 꽃으로 물든다.
언뜻 보면 라벤더 밭 못지않게 우아하고 고요한 풍경이다.
하지만 텃밭농부들은 말한다.
“감자꽃이 피면 이제 멈출 준비를 해야지.”
왜일까?
꽃에 에너지를 빼앗기는 감자
감자는 줄기작물이다. 땅속에서 알을 키우며 크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이 감자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꽃이 핀다는 건 식물의 생식기관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즉, 번식 모드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뿌리로, 줄기로 보내던 에너지의 일부가 꽃과 열매로 향한다.
감자알이 더 자랄 수 있었던 기회를 빼앗기는 셈이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면?
꽃이 진 자리에 토마토처럼 생긴 작은 초록 열매가 맺힌다.
놀랍게도 이 열매 안에는 씨앗이 들어 있다.
하지만 이 씨앗은 일반적으로 감자 재배에 사용되지 않는다.
유전적으로 불안정하고, 생육도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농부는 씨감자를 이용해 감자를 번식시킨다.
꽃과 열매는 감자의 ‘에너지 누수’다.
감자꽃, 따는 게 좋을까?
전문 농부들은 말한다.
“꽃을 피우게 두지 말고, 초기에 제거하라.”
감자꽃을 일찍 따주면
- 뿌리(감자알)로의 영양전달이 늘어난다.
- 수확량이 증가할 수 있다.
- 병해 예방에도 유리하다.
물론 작은 텃밭이라면 감자의 생태를 관찰하는 것도 좋다.
꽃을 보며 아이들과 생명의 신비를 나누는 것 또한 값진 경험이기 때문이다.
감자꽃을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
감자꽃은 ‘멈춤’의 신호다.
그 아름다움 속엔, 땅속 작업을 마무리하려는 식물의 본능적인 전략이 숨어 있다.
생명을 이어가려는 꽃,
하지만 우리에겐 ‘수확의 적신호’다.
그래서 텃밭농부는 고민한다.
꽃을 바라볼 것인가, 꽃을 따낼 것인가.
결론 – 감자꽃은 아름답지만, 실용은 다르다
감자꽃은 분명 아름답다.
하지만 실용 농사에서는 감자꽃이 피기 전에 정리하는 것이 좋다.
형제의 텃밭에서도 감자꽃이 피었다면,
그건 수확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는 뜻이다.
꽃을 딸지, 두고 볼지는 이제 형제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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