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는 왜 죽은 뿌리를 거름으로 삼을까?

뿌리는 왜 죽은 뿌리를 거름으로 삼을까?

자기 자신을 다시 흙으로 돌려보낸다.

 

 

한 철 작물이 끝나고 나면

흙 속엔 뿌리의 흔적이 남는다.

마른 뿌리, 썩은 뿌리, 잘린 뿌리.

그런데 놀랍게도

그 자리에 새로운 뿌리가 잘 자란다.

죽은 뿌리 위에서

다시 생명이 자란다.

 

왜 그럴까?

뿌리는 죽어도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은 단순한 유해물이 아니라

토양 생태계에 남긴 유산이다.

죽은 뿌리는 분해되며

양분을 흙에 환원시키고,

뿌리길을 따라

공기와 물의 통로가 생긴다.

 

또한 미생물은

죽은 뿌리를 분해하면서

그 자리를 다시 살리는 데 기여한다.

이로 인해 새로운 뿌리는

더 쉽게 자리를 잡고,

흙 속 환경은 점점 좋아진다.

 

뿌리는 죽어서도 흙을 살린다.

그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시 순환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뿌리는 끝에서

다시 시작을 준비한다.

 

 

지식 창고

죽은 뿌리는 유기물 공급원으로 작용하며,

토양 내 탄소와 질소의 순환에 기여한다.

이 유기물은 미생물 활성도를 높이고,

퇴비화와 유사한 효과를 낸다.

또한 죽은 뿌리의 통로는

새로운 뿌리의 유도 경로(root channel) 역할을 하며,

뿌리 생장 저항을 줄여준다.

 

이러한 구조는 생물공학적 다공성이라 불리며,

토양 구조 개선과 수분 이동 효율 향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뿌리는 죽어도 흙 속에 남는다.

그 흔적이 다음 생명을 잉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