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감자, 싹 안 틔우고 심으면 후회한다

씨감자, 싹 안 틔우고 심으면 후회한다

감자 심을 때 대충 땅에 던져놓고 "알아서 크겠지" 하면? 결국 수확할 때 쪼그라든 감자 몇 알 건지면서 "올해 농사는 망했구먼" 할 가능성이 크다.

감자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개나리가 피면 감자를 심으라고 했다.
왜? 그때 심어야 냉해 걱정 없이 무사히 자라기 때문이다.
그럼 개나리가 피는 4월 초순에 맞추려면? 2월 말부터 씨감자를 싹 틔워놔야 한다.
싹을 미리 틔우면 감자가 땅에서 빈둥거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빠르게 성장해서 수확량도 늘어난다.


종이계란판, 이거 꽤 쓸모 있다

소량이라면 대형 화분이나 상자 같은 거 끌어올 필요 없다.
종이계란판 하나면 끝이다.

필요한 것들

  • 종이계란판 (30구)
  • 가로세로 50cm짜리 스티로폼 상자
  • 탁구공만 한 씨감자
  • 상토 (비료? 없어도 됨)

과정

  1. 스티로폼 상자에 종이계란판을 깔고
  2. 계란이 들어갈 자리에 흙을 반쯤 채운 다음
  3. 씨감자를 하나씩 올리고
  4. 다시 흙을 덮는다.

조이계란판위에 씨감자 올린 모습
씨감자 위로 상토를 덮은 모습

 

이때 중요한 점.
씨감자를 그냥 아무렇게나 던져놓지 마라.
씨눈이 몰려 있는 부분(정아)을 위로 올려야 싹이 제대로 자란다.
뒤집어 놓으면? 싹이 방향을 찾느라 삽질하면서 힘을 다 써버린다.


씨감자 몇 개나 필요하냐고?

종이계란판 한 개면 30구. 그게 딱 1평 텃밭을 채울 정도다.
더 큰 땅을 감자로 도배하고 싶다면? 그 숫자만큼 늘리면 된다.
어설프게 몇 개만 심으면 감자 한 번 삶아 먹기도 애매한 상황이 된다.


보름 지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 2주 후: 씨감자에서 싹이 삐죽삐죽 올라온다.
  • 3주 후: 어떤 놈들은 벌써 뿌리까지 내리고 날뛴다.
  • 성질 급한 놈들은 잎까지 올린다.

싹과 뿌리가 나온 씨감자 모습
튼살하게 솟은 씨감자 싹

 

이쯤 되면 본밭으로 옮길 준비가 끝났다.
싹을 안 틔우고 심은 감자보다 최소 2주는 빠르게 자란다.
결과? 수확량이 늘어난다. 이게 핵심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 나 올해 감자 심으려고 했는데 아직 준비 못 했네."
걱정하지 마라.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지금 당장 씨감자 구해서 싹을 틔우자.
한 달 뒤, "감자 심을 때 싹 안 틔웠으면 어쩔 뻔했냐" 하고 있을 거다.

텃밭에서든, 인생에서든 준비한 사람이 이긴다.

건강한 씨감자 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