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갈이(경운), 정말 필요한 걸까?

밭갈이(경운), 정말 필요한 걸까?

밭을 가는 목적은 분명하다.
공기를 땅속으로 넣고, 다져진 흙을 부숴 부피를 키우기 위해서다.
흙을 부드럽게 만들려는 행위다.


경운의 긍정적인 효과

경운을 하면 산소가 땅속으로 들어간다.
잠자던 토양미생물들이 깨어나고,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활성화된 미생물들은 유기물을 빠르게 분해한다.
부식토와 암석으로부터 미네랄을 우려내 영양분이 늘어난다.
작물은 왕성하게 자라고, 수확량도 증가한다.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문제가 된다

밭갈이 환경에서 미생물은 작물이 흡수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영양소를 빼낸다.
하지만 그 영양소는 흙에 오래 남지 못한다.

비와 관수로 영양분이 쉽게 씻겨 나간다.
결국 **토양 지력(땅심)**은 점점 바닥으로 향한다.

부식토는 옅어지고,
펄펄 힘을 쏟던 미생물들도 굶주리게 된다.


반복되는 밭갈이, 비용과 노동을 부른다

땅심이 바닥나면 농부는 퇴비화학비료를 쏟아붓는다.
작물 수량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 노동 부담은 커지고,
  • 비용은 늘어난다.
  • 반복되는 경운은 토양 구조까지 파괴한다.

부슬부슬했던 떼알구조 흙은 홑알구조로 변해 풀풀 날린다.
습한 땅에서 경운하면 **경반층(딱딱한 층)**까지 만들어진다.


과도한 경운을 멈추자

이제는 밭갈이를 줄여야 한다.
대신, 토양 부식 함량을 늘려 흙 스스로 부풀게 하자.

부식은 땅속 통기성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리고 유기물 멀칭이 그 해결책이다.

가능하면 영양분으로 순환되는 유기물로 땅을 덮자.

  • 풀 발생 억제
  • 미생물 활력 증가
  • 부식 함량 상승

경운으로 양분을 끌어내는 대신, 뿌리에게 맡기자.
식물 뿌리는 땅속을 탐색하며 미생물의 서식지를 만들고,
필요한 영양소를 적절히 풀어낸다.


생명농사, 흙살리기부터 시작

생명농사는 흙살리기를 최우선으로 삼는다.
과도한 경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연중 유기물 피복은 자연의 힘으로 농사짓는 첫걸음.
생명농사의 빼놓을 수 없는 조력자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