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토 없는 흙은 앙꼬 없는 찐빵 – 작물 생육의 숨은 주인공

점토 없는 흙은 앙꼬 없는 찐빵 – 작물 생육의 숨은 주인공

흙 삼형제, 그리고 앙꼬 없는 찐빵

흙을 이루는 삼 형제는 모래, 미사(가는 모래), 점토다.
모래와 미사는 바위가 깨지면서 만들어지고,
점토는 훨씬 복잡하고 오랜 과정 끝에 탄생한다.

점토 없는 흙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비유를 더하자면, 비료에 질소(N) 성분이 빠진 것과도 같다.
이 셋의 비율은 농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이상적인 비율은 모래, 미사, 점토가 각각 1/3씩 섞여 있는 상태.
이런 흙이야말로 작물이 잘 자라는 밭의 기준이다.


점토, 농사의 성패를 가르는 숨은 주인공

점토는 단순한 작은 입자가 아니다.
식물이 먹어야 할 양분을 머금고, 수분을 저장하며,
뿌리에게 영양과 물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이야말로 작물 생육의 필수 조건이다.

점토 입자는 지름 2마이크로미터(㎛) 이하.
좁쌀만 한 모래보다 1,000분의 1 이상 작다.
물이 닿으면 묽은 된장국처럼 퍼진다.
하지만 이 점토는 모래를 아무리 곱게 부숴도 얻을 수 없다.
바위가 물에 녹아 다시 결정으로 변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만들어진다.


지구의 기적, 점토의 점성

점토는 흙에 점성을 부여한다.
끈적임 덕분에 흙은 식물을 붙잡고, 뿌리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다.
과학자들은 이 점성을 “지구의 기적” 이라고 부른다.

점토 없는 흙은 밀가루처럼 퍼석하다.
그런 흙에서는 아무리 비료와 물을 줘도 농사가 어렵다.


달에도 흙은 있지만, 점토는 없다

달 표면에도 흙(레골리스)이 있지만,
거의 대부분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점토가 없어 농사짓기엔 적합하지 않다.
점토는 그만큼 지구에만 존재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점토,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

점토가 없는 땅은 사막일 뿐이다.
농지로서의 생명력은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유기물 멀칭이 필요하다.
겉흙을 덮어주면 점토가 빗물과 바람에 쓸려 나가지 않는다.

점토는 우리 세대에서 끝낼 자원이 아니다.